2023-11-26 우리들의 이야기 YKC4U

제가 합동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시절, 자줏빛 교회버스가 학교에 오는 날은 기대 이상의 잔치가 펼쳐지는 날이었습니다. 버스만 보고도 ‘오늘은 염광교회가 학생들에게 점심을 제공하는구나!’ 이렇게 온 학생들의 마음이 들떴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늘 푸짐하고 보기 좋은 음식이 즐비한 식탁을 준비해 주셨고, 섬기는 분들의 모습도 천사 같았습니다. 그렇게 학생들의 맛있고 따뜻한 기억 속의 자주색 버스는 염광교회의 상징이었습니다.

훗날 그 자줏빛 버스의 교회에서 목회를 하리라곤 상상도 못했었습니다. 가끔씩 그 버스를 탈 때마다 저의 학생시절이 떠오릅니다. 안나회 야유회 때, 아기학교 견학할 때, 또 버스를 타고 어디든 출발할 때마다 그랬습니다. 오랜 시간 우리 교회의 발이 되어 주었던 버스를 볼 때마다, 얼마나 많은 곳을 다니며 셀 수 없이 많은 성도들을 태웠을지 생각해 봅니다. 가끔 버스에 얽힌 성도들의 경험이나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으면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안 가본 곳이 없는 버스가, 지금도 ‘열일’하는 우리 버스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그러던 중 최근 한 성도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그분은 자신의 작은 소망을 하나님 앞에 결단하는 마음으로 고백했습니다. 앞으로 염광교회의 새롭고 다양한 사역을 기대하며 새 버스를 위해 조금씩 마음과 물질을 모으기로 결단했다는 것입니다. 다 채워지려면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모르나 이 일에 예수님께서 역사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 분만이 아닙니다. 우리 교회 버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지닌 성도들 중 이미 기도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고 있는 분들이 있었고, 저를 만날 때마다 버스에 대한 소망을 담아 이야기를 건네시는 분들이 여럿 계십니다.

혹 이 글이 부담을 드릴까 염려가 됩니다. 그저 이 글은 하나님 앞에서 온전한 마음으로 소망을 고백한 성도들의 마음을 나누고 싶은 것뿐입니다. 그렇게 기도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우리의 소망은 다양하지만 이러한 소망도 참 귀하고 아름답다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많은 곳에, 특별히 어렵고 힘든 곳에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귀한 도구로 사용된 버스, 또 다른 아름다운 사랑의 사역이 마음껏 펼쳐지기 원하는 소망입니다.

이제 그 소망의 마음을 보시고 새로운 버스를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새 일을 행하시는 분, 큰 기적을 만드시는 예수님께서 “다 함께, 다시 뜨겁게!” 사역하라고 보내주신 새 버스를 바라보며 이 기쁨을 숨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믿음의 세대로부터 염광아이에 이르기까지 안전하고 즐거운 여정이 가득한 새해가 더욱 기대됩니다. 하나님께서 아름답고 귀한 소망을 예수님께 드린 권사님과 집사님 가족에게, 그리고 지금도 교회를 사랑하며 섬기는 모든 성도들에게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굿바이 자줏빛 버스, 웰컴 뉴 버스, 땡큐 우리 하나님!

장영환 목사 드림(solalogo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