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7  우리들의 이야기 YKC4U

최근 한 성도께서 요즘 우리 교회를 바라보며,

 “목사님, 우리 교회가 마치 감람나무(올리브나무) 같아요. 오래된 나무에서 새순이 나고 푸르른 잎사귀가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랍니다. 고목은 겉은 두껍고 말라비틀어질 것처럼 보여도 그 안에 반드시 생명력이 있거든요. 반드시 다시 열매를 맺는데 우리 교회가 그렇게 쓰임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라며, 전에 예루살렘에서 보았던 감람나무를 떠올리며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며칠 동안 이 말씀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염광교회에 부임했을 때부터 줄곧 하나님께 아뢰는 것은, ‘하나님, 염광교회가 어떻게 쓰임 받기를 원하십니까? 하나님, 저는 이 교회를 어떻게 섬겨야 할까요?’입니다. 목회적인 철학이나 비전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부임 전부터 ‘이런 비전을 가져야겠다, 이런 꿈을 꾸는 교회가 되어야겠다’라고 다짐하며 여러 준비를 했지만, 결국 하나님 앞에 두 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소망, 비전이 어쩌면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는 것보다 앞서고 있다는 마음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었기 때문도 아닙니다. 지난주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성도들은 ‘은혜받을 준비’가 되었기 때문에 모든 순간이 감사했습니다.

요즘 목회가 좀 어떠냐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그때마다 ‘정말 즐겁지만 힘이 들기도 합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저는 여러분이 참 좋고 사역이 즐겁습니다.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마음과 힘으로 살 수밖에 없는 것이 감사합니다. 새로운 가족들과 예수님이 주신 복음을 말할 수 있는 것이 축복입니다. 그래서 늘 두렵기도 하고 어렵습니다. 말씀 앞에서 홀로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니 인간적으로는 힘들 때도 물론 있습니다. 이 길을 묵묵히 걸어간 믿음의 선배들이 더욱 존경스럽고 위대해 보입니다.

오늘은 부임한 첫날로 850일 되는 날입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선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세 번째 봄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오늘 하나님 앞에 위임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말씀을 부어주시고, 새 길을 내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리고 곁에서 때로는 부모님처럼, 친구처럼 격려와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시는 성도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예수님이 세우시고 예수님의 몸 된 교회, 이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그 사명을 온전히 감당해 나가는 염광교회가 되기를, 비록 오래된 감람나무 같을지 모르나 오직 그리스도의 생명력으로 새순이 돋고 어느새 푸르른 잎으로 가득하여 주님이 기뻐하시는 열매를 맺는 교회가 되기를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

장영환 목사 드림 (solalogos@daum.net)